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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20: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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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림문 18
“어서. 청초상단으로 가야해.”
배에서 급히 뛰어내리며 보라를 부축하며 하선시키는 참치는 어서빨리 청초상단에 가서 청초공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 아마 청초상단의 거대한 창고라면 도움이 되는 약이 분명히 있으리라. 그것만 생각하고 급하게 노를 저었던 참치는 아직 해약이 제대로 퍼지지않아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는 보라를 챙기는것이 답답하고 그래서 맘은 조급해져 재촉한다고 몸이 말을 들을것도 아닌것을 알면서 그녀를 부추겼다.
“한밤 중에 인적도 드믄 강가라니, 지난번에 만날때도 그러했지만 자네는 장소를 참 잘 정하는듯해.”
다급한 마음에 보라를 업었던 참치는 눈 앞에서 자신을 보고 이죽대는 자를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때 저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으나, 제발 나를 막지마시오.”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가?”
이제 비파로 감출것도 없는 도끼를 어깨에 멘 부아가 짐짓 궁금한듯이 물었다.
“강 건너편에, 살려할 사람이 있소. 늦으면 죽소.”
참치의 애절한 사연은 부아에게 별다른 감흥일리 없었다.
“자네의 유모를 말함인가? 그 여자라면 죽이라는 명을 받았으니 알바가 아니네.”
참치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보라를 바닥에 눕혔다. 쉽게 물러날 상대가 아님이 분명했다.
“명이라니? 누가 나의 유모를 죽이라 명했단 말이오?”
“이제 자네도 익숙해질 일이니 말해주어도 좋을테지. 자네를 궁으로 데려오고 걸리적거리는 유모는 죽여도 좋다. 그것이 상선영감의 명이였네.”
“상선영감?”
예상치못한 대답이었다. 참치는 인상을 찌푸리고 어째서 환관의 우두머리인 상선이 자신을 찾는지 헤아려보았다.
“모르는 모양이군.”
“...”
“상선영감은 자네의 할아버지네.”
“뭣!”
“상선영감 조팔두는 현 성환세가의 가주의 정인이었네. 자네의 죽은 아비는 두 사람의 아들이고.”
“그게 무슨 말이냐!”
“말 그대로야. 상선영감이 자네의 친할아버지라는 뜻이야.”
참치는 자신의 할머니가 격었다는 배신을 금새 떠올릴 수 있었다. 유모도, 할머니도 말해주지않았던 사연. 그 배신의 주인공이 환관이었단 말인가!
“거짓말이다!”
악다구니를 쓰며 참치가 검을 뽑고 달려들었다. 자신이 환관의 손자라니,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은 소리였다.
“믿음을 주려 한 소리는 아니네. 그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찌르고 들어오는 검을 슬쩍 피하며 부아가 말을 이었다.
“애초에 그 똑딱이 단추를 본것만으로도 자네는 죽어 마땅한 자가 되었지. 하지만 목숨을 거두지않고 궁으로 데려오란 명을 받은건 상선께서 자네를 옆에 두고 입을 단속시키려는 의도야.”
“무슨 소리냐! 설마!”
세차게 찔러오는 검을 이리저리 막고 피하는 부아의 숨은 거칠어지지도 않았다.
“환관이 되어 자네의 할아버지 그늘에 숨어 지낼것. 똑딱이 단추를 본 이상 자네의 살길은 그것 뿐이네.”
“이 미친놈이!”
격노하며 참치는 성환세가의 절기를 마구 뽑아냈다. 허나 다스리지 못한 심정으로 거칠게 뽑아낸 절기는 부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 그저 도끼를 몇 번 휘두르는것만으로도 초식은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지고 기세는 펼쳐지지 못하고 접혔다.
“포기하게. 어짜피 상선께서 그리 맘을 정했으니 자네는 고자가 될 수 밖에 없어.”
이제 조금 지루해진 부아는 도끼를 횡으로 휘둘렀다.
“헉!”
애초에 세찬 도끼질을 도(刀)도 아닌 검으로 정면으로 막는다는게 당치않은 일. 급한김에 도끼질을 검으로 막아서던 참치의 손목에 강렬한 통증이 밀려왔다. 용케 검을 놓치지않았으나 무릎이 돌아갔으니 그것으로 끝이었다. 부아의 발이 참치의 복장을 거세게 올려치니 참치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상선영감은 자네의 수족이 온전한채로 입궐시키라했지만 자네 부랄은 괜찮다했지.”
참치를 깔고 앉은 부아가 그의 바지를 거칠게 벗겼다.
“얌전히 입궁했으면 잘드는 칼을 썼을거야. 이 도끼는 네놈이 발버둥친 댓가다.”
도끼를 짧게 고쳐쥐며 부아는 음흉하게 웃었다.
허나, 그 도끼는 참치의 부랄 근처에도 가지못했다. 마침 구름에서 벗어난 달빛에 번뜩이는 칼날이 그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헉!”
부아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날을 피해 급히 몸을 굴렸다. 처참하게도, 나려타곤의 수법이었다.
“강거너편에서 죽어가고 있다는게 최근의 소식이었는데 아무래도 거짓이었나보군.”
“유모!”
힘겹게 검을 고쳐쥐고 부아를 노려보는 여인은 틀림없이 유모였다.

“아아~ 또 실연당했구나.”
유모가 있었다던 강건너편에 홀로남은 청초공자는 맥이 빠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죽거리며 유모의 검을 마주한 부아는 실상 지난번 그녀에게 당한 어깨로 인하여 매섭게 찔러오는 칼날을 막는것이 버거웠다.
그건 아무리 한술간으로 해독하였다할지라도 사천당문의 독에서 완연히 벗어난것이 아닌 유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기세좋은 기습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껏해야 삼초 이상 손손을 나눌 자신이 없었다.
‘이 한 수로 끝낸다!’
부아와 유모의 머리 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타핫!”
“하앗!”
부아와 유모는 일제히 기합성을 지르며 자신이 아는 최고의 술수를 끄집어내었다. 다만 다음 수는 생각하지않는 초식이었다. 아니, 감히 다음 수를 생각할 수는 없었다는것이 맞으리라.
그리고, 그 두 공세적인 초식의 결과는 너무도 뻔했다..
“어떤가. 상선영감이 명한 바를 행할 수 있을것같은가?”
보기좋게 부아의 가슴에 검을 찔러넣은 유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건 아무래도 어렵겠군요.”
유모의 가슴팍을 도끼로 찍어낸 부아는 자신의 명줄이 얼마 남지않았음을 직감하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본녀가 도련님에게 인사를 드릴까 하는데 방해하지 말아주겠는가.”
부아의 도끼에 맞은 유모의 상처는, 범상치않았다. 그녀 역시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닳고있었다.
“환관에게 납득할 수 없는 청을 하시는군요.”
“부탁하네.”
부아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지금 유모님의 가슴에 박힌 도끼를 빼면 오래살지 못할겁니다.”
“괜찮네. 어짜피 살아남지 못할테니. 가슴에 도끼가 박힌 흉한 꼴로 도련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는 없어.”
“이젠 소인이 유모님에게 청을 해도 좋겠습니까?”
“해줄 수 있는것이 얼마 없을것 같지만, 말해보게.”
“소인의 가슴에 박힌 칼은 소인이 가져가겠습니다.”
부아의 말은 유모의 예상과는 다른것이라 그녀는 의문스런 눈으로 부아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환관의 몸이라 그런지 남녀간의 석별의 장소에 있기가 껄끄럽군요. 허나 유모님이 검을 빼면 소인은 이대로 죽을터. 어디 이곳이 아닌곳으로 몸을 옮길 생각이니…”
유모가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거래는 성사되었다.
거래는, 부아가 몸을 일으키는것으로 시작이었다. 휘청이나마 의연하게 몸을 일으킨 부아는 가슴에 유모의 검을 꽂은 모양새였다. 이윽고 그가 도끼를 회수하니 유모는 휘청이며 무너졌다.
“유모!”
터덜거리는 걸음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부아의 인형(人形)이야 참치의 알 바가 아니었다. 참치는 급한 걸음으로 달려가 유모를 살폈다. 가슴 팍에서 붉은 피가 샘물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의술에 조애가 없어도 그녀의 운명은 너무나도 명확해서 참치는 눈물 밖에 흘릴 수가 없었다.
“울지마요. 이 유모는 괜찮아요.”
“살 수 있어! 내가 살릴거야!”
“도련님, 제발… 소녀에겐 시간이 없어요. 이대로 도련님을, 나의 연인을 조금이라도 바라보고 떠나게 해줘요.”
“안돼… 그럴 수는 없어. 내가… 내가 살릴거야…”
오열하며 되는대로 소리치는 참치도 결말을 알고 있었다. 그저 인정하는것이 두려울 따름이었다. 유모를 이대로 잃는것을 믿고 싶지 않을 따름이었다.
“어머니!”
그 사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보라가 유모의 곁으로 다가왔다. 유모는 힘들게 손을 들어 보라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그녀의 볼을 확인하고 호되게 뺨을 후려쳤다.
“잘들어라! 너는 사당을 짓고 나의 신주를 모셔라! 매일 아침 절을 하고 동생으로서 형님에게 바쳐 마땅한 예를 올려라. 내가 본실이다! 알겠느냐!”
“예 형님!”
얼떨결에 튀어나온 보라의 대답이 맘에 들었는지, 유모의 얼굴에 어린 독기는 빠르게 사라졌다.
“부탁한다. 저이는, 아직 많이 부족해.”
이제 시간이 정말로 남지않았기에 유모는 급히 참치의 손을 더듬어 잡았다.
“소녀는 도련님을 만나고... 정인이 된것을... 단 한 순간도 후회한적...없어요. 매 순간이 기쁨이었어요.”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유모의 입에서 왈칵 피가 쏟아졌다.
“유모!”
“소녀 혼자만의 즐거움이었던것같아 두려웠어요. 소녀 혼자만 즐거운듯하여 미안했어요.”
“제발! 제발 그런말 하지말아! 나도 유모를 사랑해!”
반평생을 기다려온 대답. 회광반조(回光返照), 유모의 눈빛에 활력이 돌아왔다.
“이젠 되었어.”
유모는, 온힘을 모아 참치를 올려다보았다.
“집으로 가요.”

참치와 보라가 청초상단으로 돌아가 유모의 죽음을 청초공자에게 알린건 그날 새벽의 일이었다. 무거운 얼굴을 하고 그 밤에 일어났던 일을 듣던 청초공자는 길게 한숨을 쉬고 참치와 보라가 듣고 싶은 말을 시작했다.
“묻고 싶은게 많겠지.”
참치와 보라가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그간의 사연이 청초공자의 입을 통하여 밝혀지기 시작했다.
“생각한것과 같이 모반이었지. 궁 근처의 군(軍)은 이미 매수하여 쉽게 움직이지 못하며 국경 근처의 오랑캐들에게도 돈을 주어 신호를 하면 소동을 피우게 하였지. 그리되면 국경의 병력도 움직이지 못해.”
“청초상단의 표사들이 모두 움직인다해도 궁 안의 병력을 어찌하지 못하였을겁니다.”
허무맹랑한 역모에 대한 참치의 평이었다.
“맞는말이야. 허나 궁 내부에 조력자가, 그것도 높은 위치에 있다면 얘기는 달라져.”
“설마!”
“상선영감, 그에게는 궁 내부의 군을 통제할 권한은 없지만 방해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
참치의 눈에서 본능적인 혐오감이 튀어나왔다. 내 할아버지, 환관, 그리고 반역자.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그간 본 공자를 부추기며 세운 계획을 실행하자 연락이 왔지. 옥새, 그것은 이번일의 작은 조각이야. 애초에 용두가 부러진 옥새를 비밀리에 수선하기 위해 궁 밖으로 나왔다가 사라진것이 칠십여년전의 일. 본 공자가 그 행방을 알게된것은 최근의 일. 그리고 자네의 유모를 다시 만나게된것이 요 몇일전의 일이지. 모든일이 짜맞춘듯 돌아가고 있었지. 본 공자는 확신없는 일에는 좀처럼 뛰어들지않네만, 이번일은 그래도 될것같았어. 황제가 되어 그대의 유모를 취해도 된다는 하늘의 뜻인것만 같았어.”
말을 잇지못하고 청초공자는 고개를 떨구었다. 아마 눈물을 삼키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참치와 보라는 공자를 비난할 수 없었다. 적어도 그때는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네. 본 공자의 잘못이네. 이런일에 자네와 유모를 끌어들이는게 아니었어. 그리고 보라 너도…”
어렵게 숨을 고르던 청초공자는 눈물이라도 흘리는 낭패스러운 광경을 보여줄까 두려워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필묵으로 한 통의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아마도 상선영감이 보냈을 편지를 동봉하고 봉투를 봉하여 붉은 인장을 찍었다.
“자네에게 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일단은 국법이 먼저일듯하네. 이것을 옥새와 함께 황제폐하에게 전해주게. 그래주겠나.”
참치가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청은 수락되었다.
“... 안보셔도 되겠습니까? 옥새.”
“이젠 본 공자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물건이야.”
몸을 돌린 청초공자는 더 말이 없었다.

서찰에 찍힌 청초공자의 붉은 인장은 궁을 통과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환관과 군관들의 방문이 있은 이후에 그 날 오후 황제를 알현할 시각이 정해졌음을 통보받았다.

그리고 그 오후가 지나기 전 상선이 참치를 찾아왔다.
“그간의 일을 사과하고 싶구나.”
“...”
상선의 정중한 태도에도 참치는 할말이 없었다.
“너를 궁으로 데려오겠다는 명은 없었던것이 되었다.”
“그렇다고 죽은 유모가 살아돌아오진 않습니다.”
참치의 힐난에 침통한 표정으로 답하는 상선의 태도는 그의 예상과는 달라 조금은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참치가 생각하기에 그는, 좀 더 강경하고 무례한 자라 짐작했던 터였다. 그러나 지금 저 늙은이는 완연하게 꺽여 기가 죽은 모양새가 아닌가.
“아마 재물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사례하고 사죄해야겠지. 허나 이 늙은이는 앞으로 그럴 여력이 남아있을것같지 않구나.”
아마 역모의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말일터. 참치는 그래서 대답하지않았다.
“네 할머니와 있었던 일을 알고 싶으냐?”
뒤돌아서 방을 나서던 조팔두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상선의 기억에 의지한 이야기라면 듣지않겠습니다.”
“그런가…”
그리하여 조팔두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전해들은바와같이 황제의 알현은 오후의 일이었다. 수행하는 자 두 명 뿐인 단촐한 행차였다. 그리고 황제의 상징인 곤룡포, 그것은…
“자네가 보기에도 교차무늬 곤룡포에 똑딱이 단추가 이상한가.”
아니, 그렇지않았다. 궁으로 오기 전부터 저 교차무늬에 똑딱이 단추를 박은 옷은 질리도록 보아왔던 터였다. 궁에서의 유행이란 소문이었다. 그리고 그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하는것 뿐이었으니 크게 놀랄일도 아니었다.
“오는길에 자주 보아 익숙합니다. 근자의 유행이라 들었습니다.”
“그러한가! 허허허허!”
황제는 껄껄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 형님께서 보낸 서신을 주게.”
참치가 공손하게 편지를 올리자 유심히 봉투를 살피던 황제는 주저할것없이 봉투의 봉인을 뜯고 청초공자의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굳은 얼굴이 되어 상선영감이 썼을 편지를 마저 읽었다.
“그래. 그런일이 있었지.”
별스럽지도 않다는 반응이었다.
“상선은 이 교차무늬 곤룡포가 황제의 격에 맞지않다했다네. 그래서 역모를 꾸민것일세. 근래 궁 안의 군(軍)의 움직임이 예사롭지않다는건 알고 있었지. 그리고 이 편지로 모든것이 확실해졌어.”
말을 마친 황제는 그대로 편지를 촛불에 대어 불을 붙였다. 얇은 종이는 금새 타들어가 재가 되었다.
“허나 이 일을 드러내면 형님도 무사하지 못해. 그저 상선의 농간에 놀아났을 뿐인데 그럴 수는 없지.”
큰시름을 덜어 참치는 얕은 한숨을 쉬었다. 이로서 청초공자와 보라의 무사함은 결정되었다. 그저 상선영감, 자신의 할아버지의 운명이 정해지지않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커다란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래, 옥새를 보여주게.”
참치는 황제의 명에 공손히 옥새를 담은 함을 바쳤다. 함을 열어 옥새를 살피던 황제는 그것이 진품인것을 확인하고 가만히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칠십년 전에 옥새를 잃어버린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 허나 그것이 세간에 알려져서는 곤란하기에 정교하게 복제품을 만들어 써온것이 그간의 일이지.”
황제는 참치를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가 생각하기에 칠십년동안 옥새로서 일해온 지금의 것을 그저 예전의 것이 나타났다는 이유로 폐함이 옳다고 보는가?”
“모. 모르겠습니다.”
“짐은 아니라고 보네.”
손짓으로 수하를 부른 황제는 미리 준비한듯한 망치를 받아들고 그대로 옥새를 내리쳤다. 금빛으로 휘황찬란한 옥새였지만, 그저 금을 입힌것일 뿐 금 그 자체는 아니었던 탓에 단 한 번의 망치질로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그 망치질은 축객령이 되어 참치는 공손히 절하고 물러섰다.
“아, 한가지만 말하지.”
참치를 떠나보내는 황제가 그를 불러세웠다.
“자넨 개새끼야. 자네의 유모를 그렇게 보내서는 안되었어.”
황제의 예상치 못한 말에 참치는 휘청이며 쓰러질뻔하였다.
“짐이 사람을 보내어 사당을 짓겠네. 자네는 평생 그 사당에 절하며 자네의 유모에게 사과하게. 이것은 짐의 명이다.”
참치의 대답을 기다릴 것도 없이 황제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그날 저녁, 황제는 상선을 불러 면담하였는데 그것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록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상선은 자신의 처소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그날 저녁의 담소가 이유였을것이라는 추측만이 궁의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직교(直交)무늬에 똑딱이단추로 만든 곤룡포를 최초로 입은 그 황제가 직교무늬 곤룡포를 시작한 황제란 의미로 시발교황(始發交皇)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먼 훗날의 일로서 당대의 사람들과는 관계없는 일이었다.


ps1. 아아~ 시발교황이시어~
ps2. 아아~ 이 빌어먹을 에피소드, 이제 끝이다!
ps3. 아아~ 상선조팔두에겐 죽음을!
ps4. 아아~ 유모, 미안해! 내가 글을 못써서!
ps5. 아아~ 굴림문은 이제 좀 쉽니다. 이번 에피소드에 잉여력을 끌어썼더니...
사쿠라가 한번이라도 애니에서 타이틀 히로인 해봤으면 좋겠어! 극장판이라도

진짜... 너무 불쌍해




흔한 <strike>박근혜</strike> 마토우 사쿠라 지지자의 개드립 中

182.218.xxx.xxx   2015.08.14(20:15:13) 수정 삭제

작가님, 하나 건의사항이 있습니다. 큰 건 아닌데요, 가독성 관련한 부분입니다.

"나는 순수하기 때문에 순수한 것이다."

이렇게 대화부분을 한칸씩 내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쓰실 때 불편하시다면 안 해주셔도 되고요ㅠㅠ 물론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125.178.xxx.xxx   2015.08.14(20:18:53) 수정 삭제

ㄴ 쇟이 좀 구식이라 그런식으로 글을 쓰는건... 최근에 글을 그렇게도 쓴다고는 들었는데 직접해보니까 되게 이상해서요.
182.212.xxx.xxx   2015.08.14(20:22:18) 수정 삭제

일단 갑은 올리고...

혹시 예전에 필명으로 와룡강이나 와룡생을 쓰지 않았었나효? ㄷㄷㄷ
그나저나 이거 19금 버전을 만들어 봐 말아?

근데 19금 버전 만들었다간 오프에서 멱살잡히겠지? ㅜ_ㅜ
182.218.xxx.xxx   2015.08.14(20:24:32) 수정 삭제

넵 알겠습니다.
125.178.xxx.xxx   2015.08.14(20:26:43) 수정 삭제

중출논눼요, 19금 기대하겠습니다!
61.76.xxx.xxx   2015.08.14(20:40:08) 수정 삭제

굴림문이라 쓰고 참치횽음메기라 읽는거군요

이렇게 정성이 가득한 음메라니...
58.87.xxx.xxx   2015.08.14(20:40:19) 수정 삭제

중출 얼흐신 갑 드립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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