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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3 (20:25:40)
글제목
밑의 원장님의 글을 읽고…
20세기 중국의 대학자  중 한 명이 그랬다지요 (고 힐강으로 기억하는데  가물가물함)
‘한자는 그 하나하나가 역사이다’라고…

제가 이 말의 의미를 깨달은 것이 9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한문을 누가 가르쳐줘서 배운 것은 아니고 국민학교때 학교에서 붓글씨를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접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주워온 왕편 (옥편을 우스갯 소리로 왕편이라고  했지요)의 맨 뒷편에 각 글자의 전서, 예서,해서, 행서,초서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각 글자마다 멋도 모르고 연습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고전들도 읽게 됩니다.


헌데 각종 고전들을 읽게 될수록 이상하게도 글자의 원형에 집착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결국에는 갑골문까지 가게 됩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90년대 중반에 형형대자전을 구입하게 됩니다.
(아마 지금은 품절되었을 겁니다. 더 좋은 자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자전에는 모든 한자 하나하나가 갑골문부터 금문, 소문, 전서, 예서, 해서까지 서체별로 나와있고
각 시대별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 (氣)라는 글자는 ‘갑골문에는 논밭에 이는 바람을 형상한다,
바람은 분명히 느끼는데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불 때마다 논 밭에 있는 벼이삭들이 움직인다.
그것을 표현한 것이 바로 기의 기원이다’

그리고는 그에 맞는 갑골문자, 금문, 전서등의 글꼴들을 소개합니다.


임금왕 (王)이라는 글자는 ‘갑골문에서는 임금이 머무는 장막 앞에 있는 도끼를 의미한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저는 왕이라는 것이 ‘천지인을 하나로 관통하는 것을 표현한다’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


저는 이 사전을 통해서 글자의 기원을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입을 다물고 아무 말을 못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글자들의 의미가 갑골문 시대와 춘추전국 시대가 확연히 다릅니다. 
(지금은 또 어떻게 의미가 변했는지 모릅니다. 또 다른 새로운 발굴이 있으면 의미가 달라지겠지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중국 선진 철학사는 바로 이러한 의미의 변화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수 많은 갑골문과 죽간의 발견은 선진 철학사에 대한 지난 2000년간의 연구의 근간을 흔드는 것도 종종 나왔고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요.

(이러한 연구가 가능해진 것은 역시나 수 많은 갑골문의 발견과 죽간들의 발견으로 인한 것 입니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지요. 땅만 파면 무수한 기록물이 나오니…)


저는 이 자전을 보면서 한자는 그 하나하나가 바로 역사라는 말의 의미를 절실하게 깨달았고
왜 옛날 사람들이 한자의 기원과 글자에 대해서 그렇게 연구를 했는지,
왜 대학교때 교수님이 한자의 부수를 외우고 의미를 외우라고 했는지를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기원전의 저서들, 특히 춘추시대부터 전한때까지의 서적들은
그냥 외워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글자나 단어에 쓰인 용례나 그와 관련된 이야기 (흔히 말하는 고사성어)를 모르면 책을 이해를 못 하게 됩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모든 한문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과정이 아닌가 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한문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많이 퇴화되었습니다.
일제시대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요.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인적자원의 손실도 컸고…
그나마 전통적인 한학을 배운 몇몇 분들도 쉽게 자리를 못 잡았지요.


우전 신 호열 선생님만 하더라도 서울대의 그 수 많은 교수들을 배출하고 가르치셨지만 정규 교육을 못 마쳤다는 이유로
그냥 외부 초빙강사로 삶을 마치셨습니다.
그에 비하면 연민 이 가원 선생님, 청명 임 창순 선생님이나  벽사 이 우성 선생님께서는 대학교 교수까지 하신 것이 희한한 일 입니다.



추사 김 정희의 완당 전집을 번역한 분이 임 정기라는 분입니다.
이 분이 약관 20대의 나이에 그 어려운 추사 전집을 번역하셨습니다. 
이 분도 정규교육을 못 받아서 군대도 면제되고 배달원등의 일을 전전하다가 한문번역을 하시는 분입니다.

이 분이 짜장면 배달하다가 신문에서 본 한문 번역하는 곳에서 면접을 봤는데 심사위원들이 ‘복덩어리가 왔다’면서 엄청 기뻐하셨다고 하더군요.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에 60살을 넘게 먹은 심사위원과 맞 먹는 엄청난 실력자가 나타났고 자기들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20대의 나이에 바로 그 어려운 완당 전집을 번역했지요.
헌데 이 분도 정규 대학교가 아닌 민족번역추진회에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티비에서 보니까 어떤 교수가 그랬다지요. ‘
인간의 오장육부(五腸六腑), 즉 장부를 보면 달 월(月)자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오장육부는 달과 관련이 있다’라는 헛 소리를 하더군요.
그 달월은 육달월(肉)이라고 해서 고기를 뜻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모양은 같지만 그 기원은 전혀 다른 것인데 말입니다.
한 마디로 글자를 전혀 공부하지 않은 것 입니다. 헌데 이런 사람도 교수를 하고 있지요.


참고로 저는 김 용옥 교수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고전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말입니다.
175.223.xxx.xxx   2016.02.23(20:35:43) 수정 삭제


언장글과 가변횽글을 동시에 읽으니 부랄을 탁 쳐지너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ㅎㅈ:1  
112.164.xxx.xxx   2016.02.23(21:17:17) 수정 삭제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말빨로 여러처자를 꼬셨겠네. 꼬셨겠어
농담이고 정말 부랄을 탁 치는 글입니다.
125.183.xxx.xxx   2016.02.23(21:51:24) 수정 삭제

좋은 글 감사합니다
125.128.xxx.xxx   2016.02.23(23:51:22) 수정 삭제

지인프레같지만 쇟에게 논어를 읽는 법을 갈쳐준 형이 지곡서당 출신임. 물론 도올서원 재수이기도 함.

조선시대에 쓰인 글들이 선진 제자백가를 베이스로 하는 건 맞지만, 중국 인문학의 숙성은 꾸준히 잔행되었고, 그 영향을 받은 조선시대 학자들의 글을 이해함에 있어서 단지 한자의 뜻이나 어원을 열심히 익힌다고 해서 완벽한 해석이 되는 건 아님요.

어떤 글을 해석할때 당시의 생활상이나 시대흐름, 역사적 사건, 작가의 개인사 같은 걸 최대한 레퍼런스로 삼아서 해석에 도움을 받는 방법은 일종의 학문적 협업인데, 그걸 일본에서 했고, 우리도 이제 하고 있음.

울나라의 모든 번역은 그 협업을 통해 다시 재검증받아야 하고, 물론 초벌번역하신 분들을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그분들의 권위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함요.

왕필이 17살에 주석을 단 도덕경을 아 너는 이 수준이구나 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지닐려면 우선 그 주에 대한 완벽한 해석이 전제되어야 함.

인문학이 할 일은 바로 왕필부터 쉬운 우리말로 써내는 일이고, 이건 천재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니라 모두의 협동이 필요함니다. 그래야 우리는 왕필의 어깨를 올라타서 그 보다 더 높은 경지를 보는 거죠.

동의보감은 16세기 당대 최고수준의 의서였지만, 청나라 일본 모두가 그걸 베이스로 해서 19세기엔 이미 동의보감이랑 비교가 안될 수준의 저서들을 쏟아냈는데, 그건 동의보감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전제된 것이었음.

20세기 초에 청의 장석순은 충중참서록을 썼는데, 우리는 동의보감을 쓰고도, 그 이상을 못내고 탕본구진이나 길악동동, 장석순 같은 양반의 책을 그냥 겨우 한글화 한 수준으로 해서 따라가고 있음.

결국 제대로된 번역이 없다보니, 자칭 세계적인 석학은 있어도, 세계적인 석학이 배우는 석학은 없음.

맑스의 자본론만 해도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레퍼런스북들이 존재하는데, 최소한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맹자에 다한 해설서 한 권이 안나와서 이제서야 도올선생이 겨우 완역본을 냈음.

아무리 한학에 정통하니 어쩌니 해도 맹자 하나 제대로 된 책을 못낸 상황에서 도올선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우리시대 트랜드 포매이셔너가 될 것임,. 아마 이미 포메이셔너일지도...
1.215.xxx.xxx   2016.02.24(07:43:25) 수정 삭제

지곡서당을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이, 채현국 선생과 그 부친인 채기엽 선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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